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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청바지 한개 ‘Burgus Plus Lot. 928'


60년 전통 일본 데님 브랜드 ‘버거스 플러스’

제대로 된 청바지 한 개는 있어야지.


Burgus Plus Lot.928

정말 이쁘고 맘에 드는 청바지는 찾기 참 어렵다. 개인적으로 청바지야말로 직접 입어보고 구매해야 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으로 모델이 입은 사진만 보고 구매하면 낭패를 보기 쉽다. 데님은 참 까다로운 소재다. 예쁜 실루엣을 내기 굉장히 어렵다. 대충 만들면 대충 만든 티가 너무 잘난다.

잘 모르겠으면 리바이스

지금까지 청바지는 주로 리바이스에서 구매했다. 근본이기도 하고, 가장 무난하게 잘 입을 수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부담이 없다. 하지만 리바이스 청바지들도 완벽히 잘 어울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조금 비싸더라도 몸에 잘 맞고 멋진 청바지를 한 장 구매하고 싶었다.


버거스 플러스 데님팬츠

서촌 ‘바버샵 : BARBERSHOP'

맘에 드는 청바지를 찾아다닌 지 어느덧 6개월이 돼 간다. 열정적으로 “꼭 사야겠어!” 하고 하루종일 편집샵 및 백화점을 돌아다닌 적은 없다. 그랬다면 더 빨리 찾았을지도..?

그러던 중 우연한 계기로 집 주변에 괜찮은 남성 편집샵이 있는 걸 발견했고, 저기라면 내가 찾는 청바지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방문했다. (오늘은 꼭 돈 쓴다는 마인드로 방문했다.) 편집샵 이름은 ‘바버샵’이다. 머리 깎는 바버샵 아니다. 바버샵에는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의 제품들이 정말 많다. 브랜드도 다양하고 제품군도 다양하다. ‘이곳’ 바버샵 공식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미리 구경해 보자.

위치는 'ofr seoul' 바로 옆이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2길 17) 주변에 카페도 많고 쇼핑할 곳도 많다. 재밌는 동네니까 한번 가보는 걸 추천한다.

결국 찾았다. 내 인생 청바지

큰맘 먹고 방문한 바버샵에서 내 인생 청바지를 드디어 찾았다. 30분 넘게 매장에 있는 다양한 청바지들을 입어봤다. 사이즈부터 핏까지 하나하나 바버샵 직원분과 대화하며 입어봤다.

처음에는 맘에 드는 청바지가 없어서 역시 이번에도 찾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직원분이 추천하며 건네준 청바지를 입어봤는데 거울을 보기도 전에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핏감이 잘 맞아떨어졌다. 거울을 확인하고 확신했다. “드디어 내가 찾던 인생 청바지를 찾았구나.”

내가 찾은 인생 청바지는 1955년 일본 도쿄 우에노에서 시작된 데님 전문 브랜드 ’ 버거스 플러스 : Burgus Plus'의 Lot.928 모델이다.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실루엣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와이드 하지도 않다. 스트레이트 핏에 가장 가깝다. 밑위 기장이 길고, 허리 뒤쪽에는 신치 백 벨트가 있어 클래식하다.



원워시 인디고 데님

버거스 플러스는 퓨어 인디고를 사용해서 염색 가공한다. 인디고는 데님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인데 퓨어 인디고, 즉 천연 인디고는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까다롭다. 흔히 접할 수 있는 데님팬츠 대부분은 합성 인디고를 사용한다. 천연 인디고 염료를 사용해서 염색됐다는 것도 버거스 플러스의 아주 큰 매력이다. 확실히 컬러가 남다른 걸 확인할 수 있다.

데님은 워싱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몇 번 워싱했고,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서 모양과 소재의 질감, 그리고 컬러가 달라진다. 보통 워싱이 많이 들어갈수록 질감은 부드러워지고 컬러는 연해진다. 뻣뻣한 데님소재의 특성에서 만들어지는 각 잡힌 모양도 점점 사라진다. 내가 선택한 Lot.928은 한번 세탁된 원워시 제품이다. 아직 빳빳함이 살아있고 컬러도 진하다.

워싱이 적게 된 데님팬츠는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다. 세탁할 때마다 점점 변하는 컬러와 신체에 맞게 생기는 주름은 나만의 특별한 데님팬츠를 만들어 줄 것이다.



자부심이 느껴진다.

가죽 탭에 부착된 퓨어 인디고 염료에 대한 설명과 이너택에 쓰인 ‘Using the best quality materials'라는 문구에서 버거스 플러스가 가진 자부심이 느껴진다.

제품을 사고 집으로 와서 바로 글을 쓰는 중이다. 아주 만족스럽다. 당분간 바지는 안 살 것 같다. 이바지만 입을 거다. 곧 봄인데 흰 티에 코디할 생각 하니까 즐겁다. 참 괜찮은 브랜드를 찾았다. 버거스 플러스, 가격도 괜찮다. 20만 원 후반에서 30만 원 초반대에 대부분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바버샵에 다양한 제품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여유 있을 때 한번 가보자. 옷은 직접 입어봐야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