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2세대, 이제는 골동품이라고요?
2019년에 출시된 에어팟 2세대가 갖고 싶다.
에어팟의 등장
에어팟이 세상에 처음 공개된 건 2016년이다. 공개 당시만 하더라도 애플은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 콩나물 같다. ” , “ 너무 비싸다. ” 와 같은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애플은 또 한 번 세상을 바꿨다. 에어팟 1세대는 출시와 동시에 빠르게 팔려나갔고, 한번 에어팟의 편리성을 맛본 유저들은 다시는 유선이어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많은 사람들이 에어팟을 쓰게 되면서 조롱받던 디자인은 유려하고 심플한,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재평가받았고 ” 에어팟 쓰는 사람들은 스마트하다. “ 는 이미지까지 생기면서 판매량은 계속 성장했다. 결국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IT 기업부터 음향기기 전문 브랜드들 조차 유선을 버리고 무선 이어폰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시장 규모는 아주 빠르게 커졌다. ‘ 그렇게 에어팟이 쏳아올린 신호탄을 시작으로 대 블루투스 이어폰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것이다. ’
아무리 봐도 가장 이쁜 디자인
블루투스 이어폰 경쟁이 시작됐던 초기, 에어팟을 시작으로 비슷한 형태의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에어팟 1세대의 인기는 굳건했다. 왜?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스마트한 이미지와 뛰어난 연결성, 완벽한 디자인 때문이다.
에어팟 1세대는 기존에 애플에서 아이폰을 구매하면 동봉해 주던 유선 이어폰 ‘ 이어팟 ’ 디자인을 따라 완성됐다. 이어팟에서 선만 자르면 에어팟 1세대와 비슷한 디자인이 완성된다. 케이스 크기는 매우 작고 무게도 가볍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참 애플스러운 디자인이다. 비싼 가격에도 에어팟 1세대가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디자인에 있다고 본다.
부족하지 않아.
에어팟 1세대의 디자인은 2세대까지 이어졌다. 1세대가 출시된 지 2년 3개월 만인 2019년 3월, 케이스부터 팟까지 디자인 변화 없이 2세대가 출시됐다. 물론 음질 향상과 배터리 타임 증가, 무선 충전 케이스 옵션 추가와 같은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한마디로 1세대보다 ‘완성된’ 제품이라는 소리다. 최고의 디자인에 업그레이드된 성능, 안 살 이유가 없다. 에어팟 2세대는 또 한 번 메가 히트를 달성했다. 이때부터 대중교통에서 에어팟을 착용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카페에서도 모두 에어팟을 끼고 맥북을 사용했다. ” 아이폰을 쓴다면 에어팟도 써야지. “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애플 유저라는 타이틀에 에어팟은 필수템이 됐다.
에어팟 3세대는 2년 7개월 후인 2021년 출시됐다. 케이스부터 팟까지 모든 디자인이 변경됐다. 2019년 하반기 출시된 ‘에어팟 프로’ 디자인을 따랐다. 공간 음향 기능이 탑재됐고 맥세이프 충전이 가능해졌다. 음질도 향상됐고 배터리 타임도 증가했다. 분명 에어팟 2세대보다 3세대가 스펙에서 더 뛰어나다. 하지만 ‘감성’에서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 건 왜일까? 아직 우리들은 에어팟 1세대와 2세대가 줬던 신선함을 잊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신형 에어팟보다 구형 에어팟을 착용한 사람들이 더 스마트해 보인다. (나만 그런가?) 에어팟 프로, 혹은 3세대를 사용하는 건 ‘당연하다.’ 최신형 블루투스 이어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어팟 2세대를 사용하는 건 이제 ‘선택’이 됐다. 에어팟 2세대는 출시된 지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넘게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애플 공식 스토어에서는 2세대를 판매한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아직도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최신형에 비해 음질과 성능은 부족한 2세대의 수요가 여전한 이유는 처음 에어팟이 줬던 충격과 오랜 시간 차곡차곡 만들어진 스마트한 이미지가 가장 잘 느껴지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성능이 부족하지도 않다. 공간음향이 없다는 것만 제외하면 지금도 충분히 현역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답답하지 않은 플랫 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배터리도 하루 사용하기 부족함은 없다. 작은 케이스 사이즈로 휴대도 편리하다. 심지어 가격도 최신형 에어팟과 비교하면 매우 합리적이다. 오히려 에어팟 2세대는 지금 시기에 더 눈길이 가는 매력적인 제품이 된 것 같다.
